[앵커 멘트]

산수화 하면 보통은 한지 위에 먹으로 그린 그림을 떠올리실 텐데요.
불로 태워서, 또 크리스털을 붙여 그린 산수화도 있다고 합니다.
전통에서 나아가 산수화의 새 지평을 연 작품들을 변진석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가로 14미터 세로 2.5미터, 하얀 눈밭 위로 산세가 장쾌하게 뻗어있습니다.
갈색과 검은색을 입힌 짙은 어두움은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작품 위 수많은 작은 구멍이 이 특별한 산수화의 비결입니다.
나무판에 구멍 수천 개를 뚫고 이쑤시개를 꽂습니다.
불을 붙이고 타들어 가기를 기다리면 불자국이 산과 강으로 변합니다.
분무기로 기름을 뿌려 색다른 느낌을 더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한경원(작가) : “가끔 옷이 탈 때도 있었거든요. 껍데기를 태우고 진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명 아래 찬란하게 빛나며 험한 봉우리를 드러내는 산.
선 하나하나가 모두 크리스털입니다.

인터뷰 정진아(관람객) : “(전통) 산수화에서 볼 수 없었던 그런 빛이 느껴져서 굉장히 색다르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밑그림에 풀을 칠하고 핀셋으로 쌀알만한 크리스털 수만, 수십만 개를 붙여나가는 과정.
하루 15시간씩 수개월 동안 집중해야 합니다.

인터뷰 김종숙(작가) : “(이 시대의) 아주 화려한 모습을 잘 반영하는 어떤 상징적인 재료라고 생각을했고…허리라든지 목이라든지 성하지가 않아요.”

새로운 소재와 작가의 땀이 합해져 우리 산수화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