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 명문가 사람들의 처절한 욕망을 그려내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매회 방송이 종료된 직후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싹쓸이’ 할 정도인데요.

특히 극중 SKY 캐슬의 실세를 장악하고 있는 한서진(염정아)의 집은, 그 명성에 맞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합니다. 마치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지난 14일에 방영된 7회차 방송에서, 한서진과 그녀와 대립 관계인 이수임(이태란)의 설전이 오가는 장면 속 반짝거리는 산수화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대치동에서도 극소수 아는 사람들만 아는 탑(TOP) 급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에 딸 예서의 코디를 맡긴 한서진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자신에게 충고하는 이수임에 모욕감과 분노를 느낍니다. 그녀가 자신의 어긋난 욕망을 드러내는 이 장면에서 등장한 아름다운 산수화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한서진의 위선을 한층 부각시키는데요. ‘SKY 캐슬 염정아 집 그림’, ‘SKY 캐슬 반짝이는 그림’ 등을 검색하며 이 작품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놀랍게도, 그림에서 반짝거리는 빛 하나하나가 모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라고 하는데요. 입이 떡 벌어지는 제작비가 든다는 이 작품은 김종숙 작가의 인공 풍경(Artificial Landscape)’ 연작 중 하나입니다. 김종숙 작가는 조선시대 진경산수를 아크릴 회화의 밑그림으로 해, 그 위에 수십만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일일이 손으로 붙여 작품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50호(116.8×91cm) 짜리 그림의 경우 무려 35만 개의 크리스털이 들어간다고 하니, 크리스털의 가격을 고려할 때 재료값만 엄청나게 드는 셈이죠. 여기에 수십만개의 크리스털을 손으로 세밀하게 붙이는 작가의 수고를 더한다면,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작가가 지난 2017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렸던 ‘아시아 위크’에 출품한 ‘ARTIFICIAL LANDSCAPE-Golden Picture, 2014’ 작품은 전 세계 최고의 매거진 <뉴욕 타임즈>로부터 ‘세계의 반대편에서 온 명멸하는 빛의 보석’이라는 타이틀로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장안의 화제를 낳는 김종숙 작가의 ‘인공 풍경’ 시리즈를 조금 더 살펴볼까요?

김종숙 작가는 ‘인공 풍경’ 시리즈를 통해 한국의 고전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매혹적으로 빛이 분출되는 표면을 통해, 현대의 도시적이고 화려한 소비문화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인데요. 그래서 더욱 드라마 ‘SKY 캐슬’의 배경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다수의 전시를 통해 ‘인공 풍경’ 시리즈를 선보여 온 김종숙 작가. 그의 다음 개인전을 통해 이 유려한 작품을 실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자료제공|<SKY 캐슬>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TV, 갤러리래, 슈페리어갤러리, UNC갤러리, 김종숙 작가

올댓아트 송지인 인턴
전시팀장 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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