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작. 밑그림 캔버스에 수없이 접착제 찍고 붙여 붓·물감 대신 크리스털 붙여 깊은 풍경 완성

[e갤러리] 진경산수, `반짝이` 입다…김종숙 `인공풍경-블루`
김종숙 ‘인공풍경-블루’(사진=갤러리조은)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눈인지 구름인지 멀찌감치 흰 덩어리를 뒤집어쓴 큰 산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는 비죽이 잎을 세운 나무숲과 사찰의 지붕도 보인다. 옛 진경산수화의 전경 그대로다. 그런데 순간 그림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표현만이 아니다. 진짜 반짝인다.

작가 김종숙(49)은 크리스털 산수화가로 불린다. 붓·물감을 다 던져버리고 크리스털만으로 깊은 풍경을 만든다. 과정이 만만치 않다. 아크릴물감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접착제로 코팅하길 여러 차례. 다시 세필붓으로 접착제 점을 수없이 찍고 크리스털 알갱이를 붙여나간다.

‘인공풍경-블루’(2017)는 동명연작 중 푸른 톤을 빼내 연출한 작품. 옛 산수화를 고집하지만 그 안에 ‘빛바랜’은 있을 수가 없다.

내달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서 여는 초대전 ‘빛의 산수’에서 볼 수 있다.

혼합매체· 캔버스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53.0×53.0㎝. 작가 소장.
갤러리조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