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라는 크리스털로 산수화를 그린 작가 김종숙.
수백만 개에 달하는 크리스털 보석으로 꾸민 ‘산수화’ – 새로운 재료를 통한 동양화의 현대적 번안으로 해석한 김종숙 화가를 만났다.

작가 김종숙은 동양화의 정극이랄 수 있는 산수화를 서구의 재료 크리스털 보석(일명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으로 그린다. 수백만 여개에 달하는 재료를 일일이 화면에 옮겨 몇 년에 걸쳐 완성한 그의 작품은 장인정신에 입각한 극한 세밀성을 느낀다.

작가는 물감 대신 크리스털을 사용하고, 화선지 대신 캔버스를 이용한다. 마치 그리드나 픽셀처럼 보석들을 하나씩 화면에 안착시켜 산수화가 완성되는데 한 점을 제작하는 데만 무려 3~4 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의 관념산수는 빛을 받아들여 다시 내뱉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영롱한 이미지로 인해 관람객들에게 신비로움과 함께 시각적 황홀감을 선사한다. 조선시대 전통적인 작업의 모티프였던 산수를 이처럼 자신만의 재료로 재현함으로써 자신의 시각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에 있어서 재현의 가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의 이질적 혼성을 통한 지각의 수용에 방점을 두고있다.

작디작은 크리스털을 이용, 찰나로 명멸하는 빛을 회화 속으로 끌어 들이고 이를 다시 분산시켜 이미 존재하고 있던 복고예술의 이미지를 새로운 현대적 이미지로 탈바꿈시키지만, 감관(感官)을 통해 올라온 지각이 시각의 목도를 넘어 객체의 입장에서 체감되는 순간을 중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술평론가 홍경한 씨는 “그의 작품은 화려하고 장엄한 시각성 외에도 그 너머에 존재하는 지각의 체험과 운용에 가치가 있으며 하나의 공간에서 현대와 전통의 관계성이 어떤 방식으로 담론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보석의 화려함 뒤에 웅크리고 있는 감각 화된 지각, 그 운용이 어떻게 타자화 되고 화면 위에서 펼쳐지는지 기자님들께서 직접 발견하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김 종 숙 (金 宗 淑; 1968~)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전공 박사과정 졸업, 미술학 박사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